대학병원 소식

베트남 환자에게 밝은 세상 선물하는 이성진교수

베트남 환자에게 밝은 세상 선물하는 이성진교수

백내장수술센터 이어 교육센터설립 구상

 

이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325일부터 29일까지 그가 돌 볼 300여명의 환자를 잠시 미루고 베트남을 다녀왔다. 26일부터 빈딘성 꾸이년(Quy Nhon 퀴논)병원을 찾아 백내장 수술법을 전수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꾸이년 현지에는 이교수의 방문을 기다려온 23명의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릴 때 한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거나, 좋았던 눈마저 백내장으로 시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 백내장이 너무 심해서 검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려 수술이 매우 힘든 환자들, 녹내장까지 앓고 있는 중증 환자들이었다.

 

이성진 교수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20건의 중증 안과 질환 수술을 집도했다. 나머지 3명의 환자는 티엔 과장이 집도하는 것을 백업했다. 티엔 과장은 고난도 수술 중에는 유리체 안에 수정체 파편을 빠뜨리면 큰일 난다. 이성진 교수처럼 유리체 안에 빠진 수정체 파편을 건져 낼 수 있는 최고의 실력자가 백업을 해 준 덕에 안심하고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이성진 교수는 2013년부터 매년 2회씩 꾸이년을 방문해 현지 하 티피 티엔 안과 과장에게 수술을 가르쳐주고, 티엔 과장이 손을 못 대는 고난도 수술은 직접 수술을 해 주고 있다. 이교수는 이제는 웬만한 수술은 티엔 과장이 하지만, 수술이 실패할 경우 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은 제가 방문할 때 맞춰서 오게 한다. 베트남 의사들의 수술실력 향상도 놀랍고, 고맙고, 이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줄 수 있는 게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교수가 베트남 꾸이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천향대서울병원이 용산구에 위치한 때문이다. 용산구는 1997년부터 꾸이년시와 결연을 맺고 우호 교류를 증진해 왔다. 꾸이년은 1965년 맹호부대가 상륙한 곳으로 73년 철수할 때 까지 주둔한 곳이다. 용산구는 맹호부대가 당시 용산구에 사령부를 두고 있던 것에 착안해 교류를 시작했다.

 

이성진 교수는 20123월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제안으로 용산구 대표단과 함께 꾸이년시를 찾았다. 집을 지어주는 봉사와 함께 의료보건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던 중 꾸이년 병원 관계자가 ‘1순위로 필요한 것이 백내장 수술 장비라는 말을 들었다. 마침 본인이 안과 분야라 꼭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꾸이년 지역은 자외선이 강해 눈과 피부 노화와 관련된 환자들이 많고, 노인 인구도 많아 백내장 환자가 많다. 이교수는 투명한 수정체가 회백색으로 변해 백내장이란 이름이 되었는데, 꾸이년 사람들은 백내장의 수준을 훨씬 넘어서 흑내장수준의 환자들이 너무나 많았다. 장비와 인력만 있으면 치료가 가능한 백내장이지만 수술 장비가 없고, 상황이 열악하여 수술을 받지 못하고 실명 상태로 지내는 분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일부 부유한 주민들은 하노이나 호찌민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서 수술을 받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탈 형편도 안 되고, ‘나이 들면 당연히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밝은 세상을 포기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교수와 용산구는 본격적으로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대략 백내장 치료에 필요한 현미경, 수술기구 등의 비용을 따져 보니 3억원 정도가 필요했다. 마침 용산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서 2억원 후원을 약속해 속도가 붙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나 고민하던 차에 안과 의료 장비 업체 대표를 만나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하니 흔쾌히 지원을 약속했다.

 

그렇게 1년여의 준비 끝에 2013426일 베트남 꾸이년 종합병원에 백내장 수술센터를 개소했다. 백내장 초음파 수술 장비, 수술현미경, 눈초음파, 자동굴절검사기, 수술 기구, 소독시 등을 갖추고 하루 최대 12명까지 수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성진교수는 첫해 33명의 환자를 시작으로 다음해부터 64, 54, 48, 44, 20명의 환자를 직접 수술하거나 티엔 과장의 수술을 백업 하면서 술기를 전수했다.

 

이교수의 지도를 받은 티엔 과장의 수술건수도 급증했다. 센터개소 다음해 104건을 기록한데 이어 229, 442, 663건으로 매년 늘어났다. 이젠 이교수의 도움 없이도 웬만한 수술은 혼자서 무리 없이 해 낸다는 뜻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직원들의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비영리 공익단체인 순천향나눔회에서 매번 300만원을 지원해 인공수정체와 수술에 필요한 소모품들을 구입한다.

 

이성진교수는 이곳의 환자들은 우리 돈 15만원이면 새 빛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중부지역에는 안과의사도 적고, 장비도 부족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밝은 세상을 보게 하기 위해서는 백내장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을 해결할 수 있는 상위 장비도 갖춰야 하고, 수술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센터도 만들어야 한다.”앞으로 꾸이년 병원을 중심으로 백내장 수술 전문의사를 양성하는 교육센터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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